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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의약 軍中醫藥

책표지
  • 한국어
  • eBook
  • 저편자 : 왕명학 (王鳴鶴)
  • 간행시기 : 미상
  • 번역자 : 박상영
  • 판사항 : 목활자본
  • 언어 : 한문
  • 형태서지 : 1冊(18張) / 四周雙邊 / 9行16字/注雙行 / 34.2×21.4cm
  • 소장처 : 규장각

軍中醫藥
⦁ 輯醫藥說
⦁ 疫氣諸病捷說
⦁ 折傷金瘡說
⦁ 破傷風論
⦁ 行軍煙火所傷
⦁ 冬月手足皸裂
⦁ 救五絶死

<해제>

1. 『군중의약』의 편자

이 책의 편집자인 왕명학(王鳴鶴)은 『명사(明史)』, 『회안부지(淮安府志)』, 『산양현지(山陽縣志)』 등에 그의 전(傳)이 전하지 않아 구체적 행적을 알기 어렵다. 다만 그의 역작인 『등단필구(登壇必究)』에 실린 장조서(張朝瑞)의 서문(序文)과 자서(自序) 에 의해 그의 생애를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 왕명학의 자(字)는 우경(羽卿)이며 산양(山陽, 지금의 강소江蘇 회안淮安) 사람이다. 그의 가문은 대대로 장군(將門)이었다고 한다. 그는 1586년(만력萬曆 14) 무진사(武進士)가 되었으며, 회안위지휘동지(淮安衛指揮同知)에 임명되었고, 호광운양수비(湖廣鄖襄守備)가 되었다가 운양(鄖襄) 군사(軍事) 반란을 평정한 공로로 호광행도사첨사(湖廣行都司僉事)로 승진하였다. 그리고 병부(兵部)에서 장군(將軍)을 선발할 때에 발탁되어 협서유격(陜西游撃)으로 승진하였다. 이후 계속 진급하여 오군영좌부장(五軍營左副將), 광서총병(廣西總兵), 표기장군(驃騎將軍), 남경우부도독첨사(南京右府都督僉事)에 이르렀다. 왕명학의 탁월함은 대대로 이어진 가문의 전통과 20여 년 동안 야전(野戰)에서의 충분한 경험을 기반으로 하여 군진에 필요한 자료를 여러 서적에서 섭렵하여 체계화하고 이론화하였다는 점이다. 그 결과물이 바로 1559년(만력萬曆 27)에 완성된 『등단필구』라는 서적이다. 이 책은 중국 내에서 무관(武官) 승진의 필독서였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와 일본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병서(兵書)로, 각종 서적에서의 인용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는 이 책을 모델로 한 『단구첩록(壇究捷錄)』이라는 책까지 나왔다.

『군중의약(軍中醫藥)』에는 명의 왕명학이 편집하였다는 표기가 있기는 하나, 우리나라에서 간행할 때에 서문(序文)이나 발문(跋文)을 남기지 않아 어느 때에 누구에 의해 간행되었는지 정확한 간행경위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 없다. 다만, 이 책에 사용된 활자에 여러 서체가 다소 조잡하게 섞여 있어 양대 왜란을 겪은 후 군진의학의 필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훈련도감(訓練都監)에서 급조한 판본으로 찍은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간행 시기는 황해군(光海君) 무렵으로 추정된다.(안상우. 軍中醫藥. 고의서 산책(8). 民族醫學 258호. 1999년 11월 8일 기사에서 발췌) 오늘날 중국에는 이 책이 전존(傳存)한다는 보고가 전혀 없으며 비슷한 책으로 청간(清刊) 무명씨(無名氏)의 『군중의방비요(軍中醫方備要)』라는 서적이 전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이 서적은 광해군 즈음에 우리나라에서 간행된 것으로, 현재까지 동아시아에서 우리나라 판본만 현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 『군중의약』의 형식 및 구성

『軍中醫藥』은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으며(청구기호 : 奎中 1742) 한국한의학연구원의 한의고전명저총서 DB에서 원문 텍스트와 원문이미지 데이터 등을 제공하고 있다.(URL:http://jisik.kiom.re.kr) 이 책은 『韓國醫學大系』에 수록되지 않은 관계로 현재로서는, 한의고전명저총서DB를 이용하는 것이 접근성에 있어 탁월하다.

『軍中醫藥』의 간략한 서지 정보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 서명 軍中醫藥
· 저자사항 王鳴鶴(明) 編輯 /袁世忠 校正 /門生 方元壯·鍾伏武 同校
· 판본사항 訓練都監字
· 형태서지 1冊(18張)/四周雙邊/9行16字/注雙行/ 34.2×21.4cm
· 간행년도 미상
· 간행자 미상


이상의 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1책(冊) 18장(張)이라는 아주 짧은 분량으로 이루어져 있다. 책의 짧은 분량 자체가 전시(戰時)의 위급함을 대비하여 필수적인 내용만 압축하였음을 지시한다고 할 수 있으며, 전장에서 책을 용이하게 휴대할 수 있게 하는 조처라 할 수 있다. 특히 특징적인 것은, 이 책의 출간 목적이 군부에서의 지휘관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아래 언급과 같이 말단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군사력의 중추라고 할 수 있는 군졸들을 위해 지어진 책이라는 점이다.


>왕명학(王鳴鶴)은 말한다. 국가가 사직(社稷)을 안정시키고 백성을 보호하려면 반드시 군대의 법도를 우선해야 한다. 그래야 수도 없이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살아남는 것이다. 사직과 백성을 위해 목숨을 바쳐 온힘을 쏟아야 하는 대상은 군졸보다 중요한 것이 없고, 장수가 된 자가 마땅히 제 몸처럼 아끼고 보호해야 하는 대상도 군대가 가장 중요하다.……그러므로 『손자병법(孫子兵法)』에서는 “백성을 보호하면 임금에게 이롭다.” 했고, 『삼략(三略)』에서는 “훌륭한 장수는 군졸을 잘 보호하여 자기 몸처럼 아낀다.” 했으니, 이는 참으로 영원히 귀감으로 삼아야 할 말이다. 이에 의약에 관한 처방을 모아 책을 만들고 이처럼 나의 억설(臆說)을 붙인다.[王鳴鶴曰: 國家所藉以安社稷衛生靈者, 必先于軍興之典. 故出萬死一生. 爲社稷生靈, 授命效力, 莫重於軍, 而爲將者所宜體恤愛護, 亦莫重於軍……故曰: “惟民是保, 而利于上.” 又曰: “良將養士, 不易乎身.” 斯眞萬世之龜鑑哉! 乃輯醫藥, 而繫之臆說如斯云.]”(輯醫藥說)

때문에 처방에 보이는 주요 특색 가운데 하나도, 처치에 있어서 간이성(簡易性)을 최대한 살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환제(丸劑)나 산제(散劑)가 처방의 주종을 이루도록 편집되어 있다. 이는 의학지식을 야전 사령관 입장에서 재편성하였음을 의미한다.

이 책의 전체 내용은 여섯 항목으로 나뉘어 있으며 그 여섯 항목 아래에 필요한 처방을 기재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여섯 항목에 일련 기호를 붙여서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1) 疫氣諸病捷說[역기로 인한 온갖 병을 빨리 낫게 하는 방법에 관하여]
2) 折傷金瘡說[다치거나 무기에 신체가 손상된 경우에 대하여]
3) 破傷風論[파상풍에 대하여]
4) 行軍煙火所傷[행군하다가 연기나 불에 상한 경우]
5) 冬月手足皸裂[겨울철에 손발이 트고 찢어지는 경우]
6) 救五絶死[다섯 가지 종류의 갑작스런 죽음에 대한 치료]


우리는 위의 항목에서 특기점 하나를 확인할 수 있다. 동아시아의 고전적인 전쟁에서 군졸들에게 닥친 참화(慘禍)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우리는 대개 적의 병기에 의한 외상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때문에 군진의학에서는 위의 항목 중 2번째 항목인 ‘折傷金瘡說[다치거나 무기에 신체가 손상된 경우에 대하여]’이 가장 큰 비중으로 다루어질 듯한 인상을 받기 쉽다. 그러나 왕명학은 군진의학의 필요성에 대해 다소 다른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아래 내용을 보자.


>옛날에 출병할 때에는 반드시 의약을 우선시 하였으니, 이는 군영을 꾸릴 때에는 반드시 산천을 의지하기 때문에 매번 산과 바다의 사기(邪氣)를 범하고, 아울러 서리와 눈, 비바람까지 맞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몹시 내달려 극도로 피로한 상태에서 혹한이나 무더위에 들판에서 노숙하며 주둔하였으니, 많은 사람들의 더러운 기가 서로 엉겨서 역병이 쉽게 발생하였으며, 수기와 토질이 맞지 않아 곽란이나 학질·이질을 앓아 파리하게 병들었으나 편안히 누워 몸조리할 겨를이 없었다.[古者行軍, 必急醫藥, 蓋結營必依山川, 每犯山嵐海氣, 兼之霜雪風雨, 奔走罷勞, 沍寒酷暑, 野屯露宿, 衆人氣穢交蒸, 疫病易起, 不服水土, 霍亂瘧痢, 愴悴有病, 不暇安臥調理.]

왕명학은 옛날부터 “출병할 때에 반드시 의약을 우선시” 하였던 이유가 적군의 병기에 의한 외상 때문이 아니라, 익숙하지 않은 기후나 낯선 수기(水氣)와 토질(土質) 등의 환경으로 인한 역병과 같은 전염병, 학질, 이질 등 집단으로 발병할 수 있는 질병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래서인지 『군중의약』 내에서는 ‘역기(疫氣)’ 관련 항목이 제일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으며 전체 분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비중을 두고 다루고 있다. 이는 당시 전쟁에서 적의 병기에 의한 전투력 손실보다 유행성한역(流行性寒疫), 산람장기(山嵐瘴氣), 비나 습기 등에 의한 증기, 더위, 추위, 전염병 등 군사들이 전투 시에 접할 수밖에 없는 열악한 환경에 의한 요인이 의료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더 큰 위협이 되었다는 것을 시사해준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주목할 것은 첫 번째 항목에 옹저발배(癰疽發背), 옹절(癰癤) 등 씻지 못하는 열악한 조건에서 피부에 생기는 종기와 같은 병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것은 당시 전장에서 위생 여건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가 되었는지를 지시한다 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시각이 20여 년 동안 전장을 누볐던 장군에게서 나왔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야전 사령관의 안목에 따라 의학적인 부분을 재편했다라고 한다면, 이 책의 체재 및 내용 자체가 당시 동아시아에서의 전쟁의 모습을 간접적으로나마 읽게 해준다고 여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에서 살핀 바와 같이 의학자의 시각이 아니라 전장을 누빈 장군의 시각에서 편집된 『군중의약』은 짧은 편폭의 글 속에 당시 동아시아 군진의학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당시 전쟁의 이면을 읽을 수 있게 하는 귀중한 자료이다. 무엇보다 그것들을 우리나라에서만 보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가치가 있는 자료라 할 수 있을 것이다.


3. 『군중의약』의 의의

『군중의약』은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유일한 군진의학(軍陣醫學) 전문서(專門書)라는 면에서 역주 작업 자체가 갖는 의의가 크다. 이 책의 편집자인 왕명학은 중국인이지만, 중국에서도 현재 청간(清刊) 작자미상의 『군중의방비요(軍中醫方備要)』라는 서적이 전하고 있을 뿐, 이 책이 전존(傳存)한다는 보고가 아직까지는 전혀 없는 상황이다.

『군중의약』은 1책 18장이라는 아주 짧은 분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전시의 위급함을 대비하여 핵심적인 내용만을 압축하였음을 시사한다. 전시의 위급함에 대비한다는 측면에서 많은 처방들이 처치에 있어서 간이성을 최대한 살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알약이나 가루약이 처방의 주종을 이루도록 편집되어 있다. 때문에 오늘날 군진의학서 뿐 아니라 구급서(救急書)로서의 일정한 가치를 지닐 수 있다.

이 책에서 특징적인 것 가운데 하나는, 절상(折傷)에 대한 논의나 처방보다 역기제질(疫氣諸病)에 대한 논의와 처방이 압도적인 비중으로 다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당시 야전에서 가장 위협적인 요인은 적군의 병기가 아니라, 익숙하지 않은 기후나 낯선 수기(水氣)와 토질(土質) 등의 환경으로 인한 역병과 같은 전염병, 학질, 이질 등 집단으로 발병할 수 있는 질병이라는 것을 지시하는 것인데, 이는 당시 동아시아 전쟁 상황의 한 일면을 요약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들은 모두 야전에서 긴 시간을 보낸 편집자 왕명학의 야전 사령관으로서의 관점을 잘 드러내 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본 해제는 다음 논문을 수정 보완한 것이다.
박상영, 한창현, 안상영, 권오민, 안상우. 軍中醫藥 飜譯 硏究. 대한한의학원전학회지. 2010;23(1):31-46.

※ 참고자료

1) 王鳴鶴 編輯. 軍中醫藥. 규장각 소장.
2) 정의민·이선아·김남일, 신편집성마의방의 의사학적 고찰. 한국한의학연구원논문집. 2009. 08.
3) 金泳坤. 『醫方類聚』를 통해 본 朝鮮前期 折傷醫學. 경희대학교 석사논문. 2008. 2.
4) 신동원. 한국마의학사. 마문화연구총서 8. 한국마사회마사박물관. 2004.
5) 안상우. 軍中醫藥. 고의서 산책(8). 民族醫學 258호. 1999년 11월 8일.
6)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고전명저총서. (http://jisik.kiom.re.kr)

* 작성자 : 박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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